어제 열린 전국법관대표자회의는 대선 이후로 논의를 미루기로 결정하며, 회의를 중단했다.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겠다는 명분이지만, 사실상 사법부가 스스로 책임을 유예한 것이다. 국민의 불신이 깊어지고 있는데도 법관들이 침묵을 택한 것은 신중함이 아니라 비겁한 직무유기다.
국민의 시선은 이미 싸늘하다. 조희대 대법원장을 정점으로 한 현 사법부가 ‘제2의 사법농단’을 일으키고 있다는 우려가 법조계 안팎에서 끊이지 않는다. 특히, 이재명 후보 사건 파기환송 결정 과정의 절차적내용적 정당성에 대해 구체적인 문제제기가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회의가 열린 만큼, 법관들은 이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혔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