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민신문 - [작업실 불빛] 검둥이 09

에 의해 admin, 16 4월, 2025

어느 한겨울, 아버지는 종이 상자 속에 까만 강아지를 넣어 데려오셨다. 돌이켜 보면 그 상자는 아버지의 마음이었다. 검둥이가 온 첫 날을 잊을 수 없다.나의 생애에서 나에게 온 동물들이 전부 다 처음부터 살갑게 나를 대해 주지는 않았다. 하루 정도는 구석에 숨어 방어하고 먹이도 먹지 않기도 한다. 하지만 검둥이는 상자 속에서부터 우리를 반겼다.오빠와 나는 겨울 냉기에 담요를 머리부터 뒤집어쓰고 있었다. 담요 밖으로 코가 시렸다. 녀석의 코와 입에서 후욱후욱 쌕쌕 하고 하얀 입김이 기차 연기같이 힘차게 상자 틈으로 새어 나왔다.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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